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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계소식

제목

자가규격품 위반-같은 잘못에 벌금/징역형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2.03.29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9636
내용

같은 잘못에 벌금 vs 징역형

 

두 사람이 똑같은 잘못을 저질렀는데 한 사람은 매를 한 대 맞고, 다른 사람은 두 대 맞는다면 어떨까. 누가 봐도 비상식적인 처벌 규정을 보건복지부가 내놨다. 지난 27일 ‘한약 규격품 판매 의무화’ 조치를 발표하면서다. 복지부는 다음달부터 보건당국의 품질검사를 받지 않은 한약(자가규격품)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한약 판매업소를 제재하기로 했다.

그런데 처벌 규정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위반업소가 어디냐에 따라 똑같은 잘못에 대한 처벌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방병원이나 한의원 같은 한방의료기관이 한약방 한약국 등 한약 취급기관보다 더 느슨한 제재를 받도록 한 것이다. 한방의료기관이 자가규격품을 팔다 적발되면 시정명령이 내려지고, 그래도 시정이 안 될 때는 최장 15일간 영업정지와 함께 최대 3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반면 한약 취급기관이 규정을 위반하면 시정명령 없이 곧바로 영업정지 조치를 받게 된다. 영업정지 기간도 최장 6개월로 더 길다. 게다가 최대 300만원의 벌금이나 1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한약방 등에선 “덩치는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이 더 큰데, 왜 매는 우리가 더 세게 맞아야 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현행법상 어쩔 수 없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한방의료기관은 의료법의 적용을 받는 데 비해 한약 취급기관은 약사법의 적용을 받는다. 적용받는 법이 달라 처벌 수위도 달라졌다는 얘기다.

복지부도 당초 이 같은 형평성 논란을 의식해 이번 국회 회기 때 처벌 수위를 똑같이 맞추는 방안을 추진했다. 의료법을 개정해 불법 한약 판매에 대한 처벌 수위를 약사법 수준으로 높이는 게 골자였다. 하지만 의료법 개정이 다른 민감한 이슈에 묻혀 시일을 끌면서 일이 꼬였다.

복지부의 자가규격품 규제는 취지만 보면 크게 나무랄 데가 없다. 그동안 한약재의 77%가량이 품질검사 없이 유통됐다. 그러다보니 한약재에서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이나 농약이 검출돼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복지부 조치는 한약에 대한 이 같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법 시행에 앞서 처벌 규정을 좀 더 꼼꼼히 손질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주용석 경제부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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