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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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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한약재산업, 협동조합으로 살린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3.05.30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9522
내용

낙후된 한약재산업, 협동조합으로 살린다

[인터뷰]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최주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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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리 이사장은 한약재의 공동구매뿐 아니라 GMP인증 확대화 함께 가이드라인 설정을 통한 신약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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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도 많고 한의원을 찾는 환자도 많지만, 정작 국내 한의산업(한약재 산업)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양방 위주의 국가 보건정책이나, 과학이란 잣대로만 한방을 폄하하고 깎아내리려 하는 일부의 주장들이 한의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다.
 
또 과학적으로도 검증되지 않은 일부 한약재가 '만병통치약'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둔갑해, 홈쇼핑이나 대형유통매장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 제약업계 역시 한약재 생산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것이 한의사나 한의산업 종사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이들은 '뜸이나 침 등이 한방의 주요 의술로서 자리를 잡은 반면, 치료에 꼭 필요한 한약재 개발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이 그러하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한양방 협진 체제가 구축된 이래, 이제 한약도 양약처럼 캡슐에 넣어서 복용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한의산업, 지금 협업중

한약재의 캡슐화 등 한약산업의 그러한 움직임에 불씨를 당긴 이가 있다. 바로 최주리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이하 한의조합) 이사장이다. 그는 협동조합 열풍이 일었던 지난해 6월, 뜻을 같이 한 100여명의 한의사를 포함해 한약산업 종사자들과 함께 한의산업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지난 15일 만난 최 이사장은 관련 산업 종사자면 누구나 협동조합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한의사, 약초재배업자, 한약재영농조합, 약업사, 침제조사, 의료기기업체, 제약회사 등 관련 산업의 모든 종사자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특히 관련 단체들과의 협업을 확대함과 동시에 조합이란 시너지 효과를 배가시킬 계획입니다. 우선 공동구매를 통해 우수한 품질의 한약재를 산지로부터 공급받아, 조합원들에게 공급하는 한편, 탕재에 버금가는 신약 개발을 위해서도 제약회사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것입니다."

이처럼 한의조합의 설립 목적은 단 하나였다.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그 기준에 부합되는 한약재만을 엄선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하자는 것이었다. 특히 최 이사장은 "관련 업종들의 협업이 없고선 국내 한의산업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며 "우리 조합이 구심점이 돼 올 한해를 한의산업 협업화의 시발점으로 삼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의산업 협업의 중심에 선 한의조합에는 320여명의 각기 다른 업종 종사자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숫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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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월 출범한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홈페이지
ⓒ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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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구매 필요할 때

"대부분의 지자체는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특용작물을 재배하고 있지만, 판로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판매망 개척을 위해 브랜도 만들고, 광고하고, 홍보하고... 그렇다고 판매량이 많은 것도 아니고, 결국엔 예산만 낭비하는 셈입니다."

한약재 유통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최 이사장은 각 지역 산지와 연계한 공동구매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금도 국산으로 둔갑한 중국산이 판을 치는 마당에 한약재의 투명하고 건전한 유통시스템이 확립되지 않는다면, 한약산업의 설 자리가 점점 더 좁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최 이사장은 만병통치약으로 포장해 소비자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일부 기업에도 일침을 가했다. 홍삼의 경우 체질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지만, 기업들은 그저 '몸에 좋다'라는 이유 하나만을 갖고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가 진료한 한 어린이는 야뇨증 진단을 받았지만, 3년간 홍삼을 복용한 이후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다시 그를 찾아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최 이사장은 "3년 후에 그 어린이가 다시 찾아왔는데, 학습장애발달 증세까지 보였다"며 "해당 어린이의 경우 홍삼에 맞지 않는 소양인 체질이었지만, 홍삼 복용으로 인해  병세가 커졌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최 이사장은 체질에 맞는 약 처방이 중요하지만, 일부 기업들의 과장된 광고로 인해 한약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어, 한약재에 대한 GMP 허가 확대와 함께 그에 따른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GMP 가이드라인 구축 시급

GMP는 원료의 입고에서부터 출고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생산된 신약에 대해 정부가 보증한다는 뜻의 인증제도다. 1977년에 제정된 이후, 그동안 업계의 자율에 맡겨져 왔지만, 2007년부터 의료기기에 대한 GMP 인증제도가 전면시행에 들어갔다. 의약품에 대해선 2008년 신약 적용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 이사장은 "현재 국내에는 GMP 인증을 받은 한약재도 일부 있다"며 "한의사협회와 협력해 제품 생산에 적합한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국내에는 2만 여명의 한의사와 1만3천여개의 한의원이 있다"며 "한약재에 대한 GMP제도의 점진적인 확대화 함께 각 제품생산에 필요한 제이드라인을 설정해나간다면 조합의 공동구매 역시 큰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최 이사장은 탕약에 버금가는 신약 개발은 물론, 이들 제품의 대량생산체제 구축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내 제약사들과 협의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그는 한의산업 발전이라는 대의적 차원에서 제약협회는 물론 한의사협회, 한약재영농조합, 의료기기협회 등 관련 산업 단체들과의 유기적 관계를 더욱 더 확대시켜나간다는 복안이다. 

수요자 위한 신약개발 필요

앞서 최 이사장은 수요자 중심의 한약재를 활용한 신약 개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공동구매 외에도 그가 조합을 설립하게 된 숨은 이유를 바로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와 관련, 그는 "수요자의 필요치 않는 공급으로 인한 폐해는 의약계에서도 종종 발견되는데, 바로 천연물신약"이라며 "정부는 천연물신약 개발을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지정하고 지원했지만, 투자 대비 출시된 약을 보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약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는 약의 수요자인 한의사와 의사가 원하지 않는 약을 만들어 놓고, 제약회사의 수익보전을 위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광고만을 만들고 있어, 국민들의 혈세만 축내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실제로 한약재를 이용한 천연물신약 개발에 1조에 육박하는 예산이 들어갔지만 고작 7개의 결과물만 나왔을 뿐이다. 이들 제품들도 국내에서만 의약품일 뿐, 외국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도 허가 받지도 못하고 있다는 게 최 이사장의 설명이다.

'이제는 이러한 폐단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한약재를 이용한 임상시험 시 적절한 처방과 수요량 조사를 위해 한의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합리적인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서도 제약사와의 컨소시엄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라는 게 한의산업계의 전반적인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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